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8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

선혜입니다 2014. 8. 6. 10:56

 

8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


물매미 울음소리가 장단을 맞추는
한여름 소요하는 연못에
올해도 어김없이 연꽃이 피었습니다.

능소화가 세월을 넘 듯 담장을 넘고 다가서지 않아도 뜨거운 햇살을 당신은 오늘도 온몸으로 담아내고 있군요

8월의 당신과 달빛 고요한 연못에서 고승이 전해주는 연꽃의 전설을 이야기하고 싶은 밤

연꽃과 연꽃사이로 흐르는 꽃물결처럼 당신과 나 사이에도 무엇이 흥건하게 흐르고 있음을 뉘 알겠는지요

다만 하늘이나 내려다 보고 슬그머니 축복의 밤이슬이나 뿌려줄 일이지요

8월의 어느 하루도 만만치 않습니다. 어느 고개인들 쉬이 오를 수 없음이니

그저 사랑이라는 말도 당신과 나 사이 꽃잎 떨리는 물소리에 천천히 속으로 피어나는 연꽃같은 것을

그러나 진흙속에서도 꽃과 잎이 흐트러짐없이 깨끗한 모습 이 하루 당신의 인내가 마냥 고마울 뿐입니다.

당신과 이렇게 시원한 정자에 마주하니 한잔술에 시한수로 모시 적삼에 부채를 든 선비가 떠오릅니다.

한낱 무의미한 것들에 집착하고 연연해 하던 마음 다 연못에 던지고 나니 8월의 당신에게서 신선의 소리가 들립니다.